• 박근혜의 그르노블 6개월, "언젠가 좋은 사람을 만나서…"

입력 : 2013.11.03 21:40 | 수정 : 2013.11.04 15:30
박근혜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유럽 순방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은1974년 유학 이후 39년 만이라는 군요.
박 대통령은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짧지만 찬란했던6개월간의 프랑스 유학 생활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당시 22세의 박 대통령은 알프스 인근 그르노블시에서 미망인이 생계삼아 운영하는 평범한 하숙집에서 생활했다고 합니다.

여러 나라 학생과 자유롭게 토론을 하고 소풍도 다니는 등 인생 어느 때도 누려보지 못한 평범한 생활을 향유했다고 박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회고하고 있습니다.
“한명쯤 경호원이 있었을 텐데 눈에 띈 적이 없을 만큼 조용히 움직이는 듯 했다”는 구절이 인상적이더군요.
박 대통령 자서전에는 또 “프랑스 가족의 소박한 생활상을 엿볼 수 있었다. 곁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나의 미래를 그려보았다. 언젠가 좋은 사람을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바람도 가져보면서…”라는 구절도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후(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오를리 국제공항에 도착, 영접하러 나온 프랑스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후(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오를리 국제공항에 도착, 영접하러 나온 프랑스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그르노블 대학에 정식 입학한 것이 아니라 입학을 위해 사전 어학 코스를 밟던 중이었습니다. 6개월간 프랑스의 역사, 문화 등을 주제로 어학 공부를 겸해서 여러 국적의 학생들과 열심히 토론 수업을 진행했다고 하는군요.

측근들에 따르면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박 대통령은 단기 어학 연수 코스가 끝나는 대로 그르노블 대에 정식 입학, 과학 분야에 깊이 천착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르노블은 지금도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와 국립 컴퓨터과학연구소 등 20여개의 연구소가 밀집한 ‘과학 도시’라고 합니다.

그런데 왜 굳이 프랑스였을까요.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측의 소개로 프랑스를 유학지로 선택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서강대학교가 프랑스에 상당한 교세를 가진 예수회가 설립한 학교라서 자연스럽게 프랑스를 택했다는 것이죠.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맏딸인 박 대통령에게 프랑스어를 배우도록 독려할 만큼 프랑스를 동경했고, 그 영향 때문에 박 대통령이 프랑스를 유학지로 택했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자신의 프랑스 유학 배경에 대해 “교수가 되려고 유학을 갔다”고 했을 뿐 구체적인 얘기는 측근들에게조차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유학 생활을 제대로 끝재지 못한 채 비극적 소식과 함께 귀국한 만큼, 이런 저런 얘기를 하기 싫었을 겁니다.

박 대통령은 유학생활 6개월째 친구들과 여행하던 중 “어머니(육영수 여사)에게 일이 생겼다”며 귀국하라는 얘기를 듣고 공항으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공항 신문 가판대에서 육 여사의 서거 소식을 듣습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심정을 자서전에서 “온몸에 수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쇼크를 받았다. 날카로운 칼이 심장 깊숙이 꽂힌 듯한 통증이 몰려왔다”고 적고 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는 내내 쉬지 않고 울었다고 합니다. 박 대통령은 뒷날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너무 울어서 나는 흘릴 눈물이 없다”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프랑스는 박 대통령에게 희비가 극적으로 교차했던 곳임에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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